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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들 불평하는 의약분업, 의약계는 '불협화음'
  • 전의총 조사 결과 국민 60%, “의약분업, 불편하다”
  • [메디컬투데이 허지혜 기자] #사례 1. 관절염으로 고생 중인 70대 황모 노인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서 약을 타러 갈 때마다 괴롭다. 병원에서 수 백 미터 떨어진 약국까지 걸어가서 약을 조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황노인은 “10년 전 병원에서 직접 약을 타던 때가 그립다”고 말한다.

    #사례 2. 작년에 유방암 수술을 받은 50대 김모씨는 담당 주치의에게 직접 약국 한 곳을 소개받았다. 처방전에 적힌 약제를 구하려면 반드시 그 약국에 가야 판다는 것이다. 김씨가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렸다가 약을 구입했던 곳은 담당 주치의의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이었다.

    #사례 3. 중이염으로 항생제를 처방받은 20대 정모씨는 약국에서 조제 받은 약이 처방전에 쓰인 약 이름과 달라서 기분이 찝찝하다. 정씨와 상담한 약사는 성분과 효능이 같은 약이니 안심하라고 했지만 마음이 썩 내키지는 않는다.

    이렇듯 올해로 10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의약분업에 대해 국민들이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의약계는 이에 대해 서로 책임 미루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등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이 지난 3개월 동안 1만2214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2명 중 1명 이상이 현 의약분업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0.3%는 병의원이 아닌 약국에서 약을 타는 것이 불편하다고 답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한 19%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또 처방받은 의약품을 ‘병의원에서 조제하길 바란다’는 응답은 42%, ‘약국 조제를 원한다’는 답은 16.5%,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선택하길 바란다’는 응답은 41.3%로 나타났다.

    이들은 약사가 처방전의 약을 변경하는 대체조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특히 의사가 처방한 약이 환자 모르게 다른 약으로 바뀌었을 경우 87.3%가 ‘기분이 나쁠 것’이라고 응답했다.

    ◇ 의약분업 둘러싼 의료계와 약계, “니 탓이오”

    이에 대해 의료계와 약계는 의약분업 10년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특별토론회를 여는 등 여러 차례 설전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할 뿐이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의대 의료정책실 권용진 교수는 안전성이 확보된 일반의약품은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고 환자의 약 선택권을 확보시키는 등 의약분업의 축소를 주장했다.

    권용진 교수는 “몸이 불편한 환자가 약을 타러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현재 일반의약품에 대한 선택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안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소비자 권리를 우선으로 생각할 것을 강조하며 현행 의약분업을 비판했다.

    이어 권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약국들이 일반의약품을 카운터 안쪽에 숨기듯이 진열하고 국민들의 접근을 차단시켰다”며 “대체조제에 대해 성분과 효능이 같은 약이라면 선택권은 국민에게 주고 선택이 없을 경우 가장 싼 약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약계는 의약분업 시행 10년 동안을 실패로 보지 않고 앞으로 의약분업제도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약사회 신광식 보험이사는 “앞으로 의사의 업무가 약사에게 더 많이 이전될 것”이라며 “의사와 약사 간의 직능이익만 도모할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해 의약분업을 더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광식 보험이사는 “약사의 능력을 살려 성분명처방·대체조제를 도입하고 의약품 리필제도 도입과 약사의 제한적 용량조절 허용 및 재진료권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의약분업 10년 간, 임의조제·불법조제 끊이지 않아

    그러나 이러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약사의 임의조제 등 의약분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불법행위는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의약분업이 시행된 200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임의조제 적발 건수는 총 471건, 불법 대체조제 적발건수는 총 416건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통해 손숙미 의원은 "전문의약품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토록 함으로써 의약품 오남용을 방지해야 한다"며 "이는 의약분업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임의조제는 의약분업의 취지를 정면으로 배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의원은 불법 대체조제 행위에 대해서도 "약사가 의사의 직역과 권한을 침범하는 행위로서 상호 점검에 의한 약화사고 방지 등 의약분업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허지혜 기자 (jihe937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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