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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비밀'에 가려진 자동차공장 발암물질, 노동자는 '까막눈'
  • 작업장 발암물질정보, 기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남발'
  •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자동차공장의 발암물질 정보가 '기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베일에 가려져 있는 가운데 이 정보를 알 수 없는 노동자는 지금도 위험한 발암물질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대 자동차에서 근무한 노동자 중 현재 절삭유를 다루는 노동자 중 손과 발에 농포성건선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발암물질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국가기준이 미흡하고 기업 또한 기업의 이익을 위해 발암물질의 정보를 노동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자동차 작업장, 1급 발암물질 '벤젠·납' 다뤄

    최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발표한 '(자동차사업장) 9044개 제품의 지부별 독성별 분포' 자료에 따르면 이들 작업장에 독성이 강한 발암물질이 전체 10%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체 제품의 4%가 발암성 1급, 6%가 발암성 2급 물질로 집계됐으며 3급 제품과 생식독성 등 기타독성 제품까지 합칠 경우 47%가 독성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과 석면, 납, 6가크롬 등 위험성 물질이 검출됐다.

    검출된 '벤젠'의 경우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벤젠은 함유된 납사를 원료로 사용하는 신너, 도료, 세척제, 이형제 등에서 발견된다.

    또한 '납'은 이미 생식독성과 발암성을 갖고 있으며 자동차 작업장의 경우 전자부품을 제조할 때 납땜에서 주로 사용된다.

    도금과 도장 작업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6가크롬'의 경우 해외에서는 이 물질을 도금 시 사용금지된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자동차 작업장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6가크롬은 도료의 색소로 주로 사용되는데 흔히 자동차의 광택이나 색을 결정할 때 사용되는 원료다.

    ◇ 1급 발암물질 다루는 노동자 건강, 기업 이익에 밀린다

    이처럼 위험한 발암물질을 다루는 노동자들은 건강상의 위협을 받을 수 있지만 기업의 이익과 이윤에 밀려 자신의 작업장에서 어떤 물질이 다뤄지고 있는 지 알지 못한 채 이 위험물질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조차 없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실장은 "작업장의 발암물질 정보는 기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남발돼 노동자들은 물질에 대한 정보조차 알 수 없다"며 "만약,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 고개라도 돌리고 피할 수도 있지만 현재 한국 노동환경 상 노동자들은 이를 피할수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조사 결과 기업비밀이 하나라도 포함된 제품은 총 3975개로 전체의 44%에 달하는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이는 지나치게 기업비밀이 많은 것이라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고인섭 노동안전실장은 "현대자동차에서 사용되는 도료와 희석제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는 어디에도 벤젠 함유 정보가 없다"며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의 백혈병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MSDS의 신뢰성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양지연 박사는 기업 보호를 위한 정보기밀과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알권리가 현재 상충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양지연 박사는 "기업의 가치는 근로자에 의해 좌우된다"며 "근로자가 생산 제품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이 있을 때 비로소 기업의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jang-eunju@mdtoday.co.kr)
    장은주 기자 블로그 가기 http://jang-eunju.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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