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약국(한의.약사)
  • 목록
  • 반쪽짜리 요양기관, 시설만 있고 직원은 없다(?)
  • 야간 근무자는 1인당 20인 이상의 환자를 돌보고 있어
  • [메디컬투데이 허지혜 기자] 지난달 포항시 인덕요양원에서 화재사고로 27명의 사상자를 낸 참변이 일어났다. 이는 전국에 급증하고 있는 요양기관들이 단순히 시설만 확충했을 뿐 전문 인력을 두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인덕요양원에 야간 당직을 서고 있었던 직원은 63세의 요양보호사 단 1명뿐이었다. 하지만 인덕요양원의 경우 현행 노인복지법을 준수한 기관이었다.

    이는 현행 노인복지법 상 요양시설 입소자 2.5명 당 요양보호사 1인을 의무 배치하기로 돼 있으나 야간의 경우 별도의 직원 배치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요양시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2년 동안 기관 설치 및 교육기관을 '신고제'로 운영하면서 요양시설과 인력 공급과잉으로 서비스 질이 갈수록 떨어진 것이다.

    실제 복지부에서 시행한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질 조사 결과 시설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수급자를 담당하는 수는 2.5명 1명인 기준에 최소 5배에서 10배 이상의 환자를 보고 있었다.

    이들 요양보호사들은 낮에는 11~20인 가량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야간 근무 시 담당인력의 비율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야간 근무 시 10인 이상의 환자를 담당하는 요양보호사는 전체의 61.3%로 조사됐고 이중 20인 이상을 담당하는 경우가 20%에 달했으며 혼자서 80인 이상을 담당하는 요양보호사도 4명이나 됐다.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는 기저귀 교체와 같은 기본적인 케어업무 조차 수행할 수 없어 인덕요양원과 같은 화재 사고가 났을 때 입소 노인들은 위험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설의 서비스나 인력의 질 문제는 요양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복지부 조사 결과 의료인력 및 시설 운용기준을 제대로 지키는 요양병원이 절반을 겨우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복지부는 올해 상반기에 전국 800여 요양병원에 대해 의료자원 운용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40%에 해당하는 56곳이 편법적으로 의료자원을 운용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병원이 취한 부당이득금 17억원을 환수한 사실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학계에서는 요양시설 종사자들의 수준을 높이고 시설의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서영준 교수는 “요양보호사의 교육 기간이 짧고 과잉 공급돼 있어 질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현재 고용이 불안하고 시간 당 6000원 정도의 시급을 받는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영준 교수는 “모든 요양시설에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야간에도 입소자 5인당 요양보호사 1인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임준 교수 역시 “현재와 같은 비정규직 요양보호사만으로는 제대로 된 요양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며 요양보호사의 자격 및 질적 수준 강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에 대해 요양기관 실무자들은 현실적인 문제를 이유로 반박했다.

    한국노인복지장기요양기관협회 김연 회장은 “간이스프링쿨러 설치비용은 무려 2500만원 정도였고 천정공사까지 같이 하면 공사비용이 7000만원이 든다”며 “공사 기간이 20일인데 그동안 노인은 어디서 모셔야 하냐”며 소규모 영세 시설에 맞지 않는 대안이라 비판했다.

    이어 김연 회장은 “야간 근무자를 늘리라는데 추가 인력 채용 시 드는 비용문제를 해결하려면 수가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허지혜 기자 (jihe9378@mdtoday.co.kr)

    관련기사
      ▶ 진수희 장관, “담뱃값, 찔끔찔끔 올리면 흡연율 낮추기 힘들어”
      ▶ 2018년까지 병·의원 30만명 '고용창출' 전망
      ▶ 국내 노인요양시설, 너무 많다···부실 기관 ‘태반’
      ▶ 한국인 남녀 키 7년째 '정체 상태'

    <건강이 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의료, 건강 신문 ⓒ 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검색제공제외
당번약국찾기
병원예약하기
건강상담하기
질병정보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