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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파동, 4000억원 소·돼지 살처분이 '합리적(?)'
  • 농식품부 “매몰, 소규모 희생을 통해 다른 농가들 사는 것”
  •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
    구제역이 전국으로 퍼지는 가운데 싯가로 한우는 2888억6000만원, 돼지는 1149억5700만원 어치의 가축을 살처분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현재까지 매몰 대상 한우·돼지 4000억원 훌쩍 넘어

    경북 안동시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북 전역은 물론 경기도, 강원도, 인천 지역으로 퍼저가면서 살처분되는 한우와 돼지가 넘쳐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27일 기준 총 82건의 구제역 의심신고 중 56개 농가의 가축이 구제역 양성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1751개 농가의 5만7772두수의 한우, 188개 농가의 38만3181두수의 돼지가 매몰됐거나 매몰될 예정이다.

    축산유통연구소의 한우 마리당 500만원선, 돼지 마리당 30만원선이 평년시세임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매몰 대상 한우는 2888억6000만원, 돼지는 1149억5700만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매몰된 염소와 사슴의 싯가까지 합친다면 매몰된 가축에 대한 액수는 4000억원을 훨쩍 뛰어 넘는다.

    또한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 수만마리의 돼지와 소를 살처분 했음에도 구제역은 겉잡을 수 없이 퍼져가자 살처분 만이 가장 합리적인 예방책이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지금도 매몰 작업이 진행중인 경북 안동시 와룡면 가야리의 권기국 이장은 “방역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당국에서는 무조건 살처분 하라고 한다”며 “농가에서는 당연히 구제역이 걸리지 않는 소·돼지를 매몰하지 않고 팔기를 원한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농가에서는 무조건적인 매몰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경북 안동시 와룡면 가야리 권기국 이장은 “특히 안동은 구제역 양성 시발 지점이라는 이유로 백신을 놔주지 않는다”며 “백신을 놓고 소·돼지를 살릴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살려하지 매몰이 대책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이장은 “어떤 농가는 예방적 살처분 구역에 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당국에서는 묻으라고 하고 있어 농가 주인은 그럴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며 “농민이 협조하지 않으면 강제집행 한다고 하는데 공무원들이 쉽게 일처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 농식품부 “매몰, 소규모 희생을 통해 다른 농가들 사는 것"(?)

    농식품부 동물방역과에서는 예방적 살처분 구역내에 들지 않더라도 역학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매몰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동물방역과 담당자는 “시간이 없고 급하니까 역학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살처분 하고 채취한 샘플에서 양성결과가 나올 경우 근방을 예방적 살처분 한다”고 설명했다.

    매몰에 대한 반대의견에 대해서는 “살처분 하지 않으면 우리도 좋다 그리고 누가 그런 작업을 하고 싶겠냐”며 “소규모 희생을 통해 다른 농가들이 사는 것이다”고 답변했다.

    대량 매몰로 인해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축산유통연구소 정규선 소장은 “소·돼지의 거래량이 위축됐다”며 “최근 약간 늘었지만 평년 연말이나 설 목전에 증가한 양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 소장은 “매몰 두수가 늘어나면 공급물량이 줄어 가격이 올라간 수 있어 현재 거래 가격상승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 전염병이지만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므로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으며 섭씨 50℃ 이상의 온도에서는 파괴되기 때문에 익혀먹는다면 인체에 무해하다.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 (megmeg@mdtoday.co.kr)
    고희정 기자 블로그 가기 http://megmeg.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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