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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교과서, '성차별' 내용 많다
  • 남성>여성, 성역할 보여주는 사례 많아
  •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우리나라 교과서 안에는 남녀차별적인 이야기가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27일 ‘교과서 성차별 실태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2007년 개정 교육과정으로서 현재까지 보급된 초등학교 1~4학년 및 중학교 1학년 교과서의 성차별 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대상 교과서는 총 110권으로 초등학교 1~4학년 전과목 교과서 80권, 중학교 1학년 국어, 사회, 도덕, 기술·가정, 체육, 영어 교과서 각 3종 30권에 대해 이뤄졌다.

    동 연구결과는 교과서에 내재한 성차별적 내용을 개선하기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교과서의 등장인물에 대한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남성 비율(63%)이 여성(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교과서 집필진들이 직접 서술하는 일반기술단원보다 다른 저작물에서 가져온 고유기술단원에서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중학교 기술·가정교과서 고유기술단원의 남성인물 분포는 94.5%에 달하고 실존 인물이 많이 소개되는 국어와 도덕 교과서에 소개되는 역사적 인물은 10명중 9명 정도가 남성인물로 나타났다.

    교과서는 등장인물의 성비뿐만 아니라 인물 배경, 신분, 활동, 직종 등에서 뚜렷한 성 역할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았다.

    가사노동과 자녀양육·교육 전담자로서의 여성, 교육자·감독자·대표자로서의 남성, 기계를 잘 다루는 남성, 남성위주의 역사적 인물 소개 등의 사례를 문장 및 사진·삽화로 싣고 있다.

    더욱이 남성은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문제를 헤쳐 나가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여성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어려움을 벗어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린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러한 남성편향적인 인물 제시는 아동·청소년에게 남성중심의 세계관과 여성배타적인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주고 인류 역사 속에서 여성의 지혜나 공헌 또는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더욱이 청소년기 중요하게 다뤄지는 덕목의 하나인 우정은 남성의 덕목이고 성폭력과 10대 임신은 여성만의 책임으로 인식시킬 우려가 있는 사례들도 교과서에 소개됐다.

    중학교 기술·가정교과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성폭력 문제에 대해 피해자를 여성으로 규정하고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만 기술할 뿐 어떠한 행동이 성폭력인지에 대해 없었다.

    심지어 성폭력이 일어나는 분위기나 기회를 피해자가 제공한다는 식으로 성폭력 피해책임을 여성에게 전가시키는 잘못된 개념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 청소년의 음란물 노출을 염려하는 모습을 통해 이들의 성적 호기심은 당연한 것으로 그려지고 여성 청소년의 성적 호기심은 임신문제를 다룰 때만 거론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적 호기심으로 10대 임신을 할 경우 여성 청소년만 문제에 봉착하는 것으로 기술될 뿐 임신의 또 다른 책임자인 남성에 대한 기술은 찾아볼 수 없고 십대 엄마는 학업을 지속할 수 없음을 단정적으로 서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방귀’라는 동일한 행동이 남성과 여성에게 얼마나 다르게 적용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방귀쟁이 며느리’(3-2)와 ‘방귀쟁이’(1-2) 이야기를 통해 여성은 방귀를 세게 뀌는 것이 부끄러운 일로 묘사되는 반면 남성은 서로의 방귀를 뽐내며 시합을 벌일 만큼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야기로 그려진다.

    이같은 사례는 여성은 몸가짐이 조심스럽고 얌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여가부는 설명했다.

    반면 남성이 설거지를 하는 장면, 음악교과에서 여성인물의 단독 연주장면, 여성의 태권도 시범 등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양성평등적 관점을 반영한 내용들도 일부 실리고 있다.

    특히 초등 2학년 국어교과에 나오는 제주도 창조 신화인 ‘설문대 할망’은 키도 크고 손으로 흙도 퍼내며 치마폭에 흙도 가득 퍼 담는 역동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성장기 아동에게 이 이야기는 창조 신화의 신비성과 함께 얌전하고 조신한 이미지가 아니라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을 느끼게 해주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여가부 관계자는 "초·중등 교과서는 학교교육과정의 핵심요소에 해당하며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매우 높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앞으로는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이 사회의 중심축이 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교과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cihura@mdtoday.co.kr)
    김록환 기자 블로그 가기 http://cihur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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