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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h-혈액관리 '난항', 직접 혈액 구하는 환자들
  • 직접 혈액 찾는 환자들 많아, 정부당국 뒤늦게 데이터베이스 구축 나서
  • [메디컬투데이 이은혜 기자] Rh-AB형이라고 밝힌 K씨(35)는 얼마전 혈액암을 앓고 있던 동호회 회원의 사망을 목격했다.

    K씨는 사연을 듣고 헌혈을 통해 얻은 혈소판을 그 회원에게 직접 제공한 적도 있었는데 꾸준히 많은 양의 혈액을 공급받아야 하는 혈액암 환자가 Rh-혈액형 보유자인 경우 치료현실이 남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 Rh-혈액형 보유자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나 수술 등으로 긴급수혈이 필요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혈액보유현황이나 관리실태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들, 혈액확보 위해 직접 나서

    병원으로부터 Rh-혈액을 직접 구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경험이 있었던 L씨(29)는 “병원이 혈액원을 통한 혈액확보를 어려워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원측이 수술을 앞두고 혈액원의 Rh-혈액형 보유자 데이터베이스를 일일이 확인하고 혈액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환자 가족이나 보호자 등에게 직접 구해볼 것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이 Rh-O형이라고 밝힌 P씨(22)는 “실제로 동호회 게시판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Rh-혈액을 구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암과 같은 병에 걸리거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국내 Rh-혈액보유 현황은?

    2007년 학교보건협회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Rh-혈액형 보유자는 약 1만7000여명으로 추정되며 혈액형별로는 ▲O형 28%(약 4만8210명)▲A형 34%(약 5만8540명)▲B형 27%(약 4만6488명)▲AB형 11%(약 1만8939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 혈액형에 대한 별도의 관리는 따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이하 혈액원) 관계자는 “Rh-혈액형에 대한 보유현황은 따로 없고 다른 Rh+혈액형과 동일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5.2일로 나타난 보유현황 역시 모두 포함된 수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보유현황자체는 의미없고 Rh-혈액형 보유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혈액을 확보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Rh-혈액형은 혈액관리를 하는 혈액원이 혈액을 검사센터로 보내 검사 후 혈액제제로 만들어 의료기관에 공급하는데 백혈구는 보관일이 35일이나 혈소판의 경우는 3일 밖에 되지 않아 필요할 때마다 헌혈자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에서 Rh-혈액형이 필요한 경우 혈액원이나 동호회 등에서 해당 혈액형 보유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헌혈자가 인근 헌혈의 집이나 지정 병원에서 직접 헌혈을 하게 하여 그것을 수혈에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당국, 이제 대책마련 시작

    지난달 인터넷상의 한 Rh-혈액형 관련 동호회 운영자는 긴급헌혈 동의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공지를 올렸다.

    혈액원과 복지부에만 의존할 수 없다 생각한 Rh-혈액형 보유자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또 자신이 Rh-B형이라고 한 Y씨(29)는 “가족 중 누나도 Rh-혈액형 보유자인데 누나 같은 여성이 출산을 하는 경우에는 헌혈자가 옆에서 대기해야 한다고 들어 불안하다”며 “혈액원 같은 곳에서 통합 관리되면 좋을텐데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당국은 Rh-혈액형 보유자들이 그동안 지적해온 혈액확보와 사후관리문제에 대해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복지부는 대한적십자사 행사를 통해 현재 1만7000여명으로 추정되는 Rh-혈액형 보유자들에 대해 정부가 직접 관리를 하겠다고 발표한 후 이에 따라 Rh-혈액형 보유자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에 착수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달말까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보관기간이 짧은 혈소판 등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은혜 기자 (amazinggrac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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